후기 인상주의

개념미술사조/예술 운동읽는 시간 3분

이름은 나중에 붙었다

후기 인상주의는 하나의 화풍일까요, 아니면 인상주의 이후 서로 다른 실험을 묶은 이름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후자에 가깝습니다. 후기 인상주의는 인상주의의 밝은 색과 현대적 주제를 이어받으면서 구조, 상징, 감정, 과학적 색채를 각기 강화한 1880년대 후반 이후의 여러 경향을 묶는 미술사 용어입니다.

이 용어는 당시 화가들이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1910년 영국의 비평가 로저 프라이가 전시를 기획하며 인상주의 이후의 다양한 실험들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정착된 후대적 범주입니다.

인상주의에서 출발하기

1886년 마지막 인상주의 전시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화가들은 인상주의의 순간적 시각 경험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각자의 방식으로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인상주의 뒤에 나온 더 발전한 양식'이라는 직선적 서열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밝은 팔레트를 사용한다는 점 외에는 화면 구조와 주제, 철학이 크게 달랐으며, 동시에 서로 다른 지역에서 각자의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세잔의 구조와 쇠라의 색채 과학

폴 세잔은 자연을 원기둥, 구, 원뿔로 환원하여 화면의 견고한 구조를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그의 구축적 색면은 〈생트빅투아르산〉이나 〈목욕하는 사람들〉과 같은 작품에서 잘 드러납니다.

자연을 기하학적 형태로 환원하고 구축적 색면을 보여주는 폴 세잔의 작품
자연을 기하학적 형태로 환원하고 구축적 색면을 보여주는 폴 세잔의 작품

반면 조르주 쇠라는 색채를 과학적으로 접근했습니다. 그는 물감을 섞지 않고 캔버스 위에 작은 점들을 찍어 병치시키는 분할주의(점묘법)를 창시했습니다.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는 이러한 색채 과학이 집약된 대표작입니다.

색채 과학과 분할주의 기법이 적용된 조르주 쇠라의 대표작
색채 과학과 분할주의 기법이 적용된 조르주 쇠라의 대표작

고갱과 반 고흐의 상징과 감정

폴 고갱은 넓은 색면과 뚜렷한 윤곽선을 통해 평면성과 상징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타히티에서 그린 회화들은 비자연적인 색채를 통해 내면의 상징적 세계를 표현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는 아를과 생레미 시절, 주관적이고 방향성이 강한 붓질과 강렬한 색채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화면에 쏟아냈습니다. 그의 작품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화가의 감정을 강렬하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강렬한 붓질과 비자연적 색채로 감정을 표현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강렬한 붓질과 비자연적 색채로 감정을 표현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초기 모더니즘으로

세잔의 구축적 색면, 쇠라의 분할주의, 고갱의 상징, 반 고흐의 감정적 붓질은 공통된 양식이라기보다 인상주의를 넘어선 서로 다른 해결책이었습니다. 이들의 다양한 실험은 1900년대 초 야수주의, 표현주의, 큐비즘 등 초기 모더니즘의 여러 사조로 분기하는 결정적인 경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