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주리에서 《수련》을 보고 나면, 아래층에는 무엇이 있을까?
폴 기욤의 발견과 도메니카의 재선택이 남긴 파리 근대미술을 만나봐요.
ListenTrip 제작 이미지오랑주리에서 《수련》을 보고 바로 나오려 했다면 아래층에도 시간을 조금 남겨보세요. 르누아르·세잔·마티스·피카소·모딜리아니가 기다립니다. 모네의 여운만으로 끝내기에는 꽤 묵직한 이름들이죠.
장 발테르·폴 기욤 컬렉션에서는 작품 이름 옆에 질문 하나를 더 놓아보면 재미있어요. 이 그림들은 누가 골랐을까요? 내가 집에 한 점을 걸 수 있다면 고를 그림과 같을지도 궁금해집니다.
폴 기욤이 모으고, 도메니카가 바꾸었습니다
젊은 화상 폴 기욤은 1914년부터 193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인상주의와 근대미술 작품을 모았습니다. 이후 아내 도메니카는 일부를 팔고 새 작품을 들이며 컬렉션을 바꾸었어요. 건축가 장 발테르와 재혼한 뒤 두 남편의 이름이 컬렉션에 함께 남았습니다. 공식 컬렉션 소개에서 이 과정을 볼 수 있어요.
프랑스 국가는 1959년과 1963년에 컬렉션을 매입했습니다. 현재는 186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의 회화 148점으로 소개돼요. 그러니 지금 남은 그림이 모두 폴 기욤의 선택 그대로인 것은 아닙니다. 누가 샀는지뿐 아니라 그 뒤 누가 남겼는지도 중요해요.
수집가의 얼굴부터 만나볼까요?
모딜리아니의 《폴 기욤, 새로운 조타수》(Paul Guillaume, Novo Pilota, 1915)에는 모자를 쓴 젊은 남자가 정면을 봅니다. 어두운 옷과 하얀 셔츠 사이에서 각진 얼굴이 눈에 들어와요. ‘새로운 조타수’라는 말은 젊은 화상에게 바친 찬사입니다.
두 사람은 시인 막스 자코브를 통해 만났고, 기욤은 모딜리아니에게 작업실을 마련해주었습니다. 화상은 완성된 그림을 사고파는 사람만은 아니었어요. 작가가 다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 관계도 있었던 것입니다.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이 했던 일을 알면 초상이 조금 달라 보이죠.
남은 피카소 한 점 너머로
피카소의 《큰 정물》(Grande nature morte)에서는 병과 잔, 과일 그릇이 놓인 탁자를 보세요. 익숙한 물건인데 각도가 편안하지만은 않습니다. 하나의 자리에서 본 식탁처럼 읽히는지, 여러 면이 함께 보이는지 살펴봐요.
기욤이 보유했던 피카소 작품 중에는 이후 도메니카가 처분한 입체주의 작품도 있습니다. 지금 남은 그림만으로 처음 수집가의 취향을 전부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예요. 초상에서 만난 사람이 무엇을 좋아했을지, 남은 정물과 함께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제과사의 흰 옷, 결혼식의 커다란 개
수틴의 《작은 제과사》(Le Petit Pâtissier, 1922~1923)는 반듯한 증명사진 같은 초상이 아닙니다. 길쭉한 얼굴과 몸의 기울기, 하얀 옷 안에서도 달라지는 물감의 색을 봐주세요. 모딜리아니의 기욤 초상과는 사람이 서 있는 느낌부터 다릅니다.
수틴은 제과사를 여러 번 그렸어요. 비슷한 주제의 그림에 얽힌 발견·후원 일화를 눈앞의 한 작품에 모두 붙이기보다, 이 초상에서 실제로 보이는 표정과 붓질을 먼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루소의 《결혼식》(La Noce, 1905)은 단체사진처럼 사람들이 정면을 향해 서 있어요. 그런데 신부는 살짝 떠 있는 듯하고, 앞쪽 개는 유난히 크게 느껴집니다. 어색한데 자꾸 보게 되는 그림입니다. 자연스럽게 그리는 것만이 그림의 매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45분을 더 쓴다면, 90분이 있다면
| 여유 시간 | 선택할 작품 |
|---|---|
| 45분 정도 | 모딜리아니 초상 → 피카소 정물 → 수틴 제과사 → 루소 결혼식 |
| 90분 정도 | 위 작품에 마티스·세잔을 더하고 마음에 든 방에 시간을 배분 |
마티스의 《푸른 오달리스크 또는 백인 노예》(1921~1922)에서는 인물 주변의 색과 무늬를, 세잔의 《정원의 세잔 부인》(1880년경)에서는 인물의 형태와 덜 칠해진 부분을 비교해보세요. 앞선 작품보다 ‘더 안정된 단계’로 발전했다고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 어디에 힘을 주었는지가 다른 그림들이에요.
동선을 잡을 때 참고할 위치는 지하 Level -2의 8실 모딜리아니·피카소, 9실 수틴, 10실 루소, 11실 마티스, 12실 세잔입니다. 대여·재배치로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직전에 작품 링크와 현장 지도를 확인해주세요. 45분·90분은 공식 소요시간이 아니라 선택을 돕는 제안입니다.
모네의 물 위에서 시선을 쉬었다면 아래층에서는 사람의 얼굴과 사물의 모양을 들여다봐도 좋겠어요. 가장 좋아한 한 점과, 내가 수집가였다면 남겼을 한 점이 같을까요? 오랑주리를 나오며 이야기해볼 만한 질문입니다.
참고자료 · 제작 안내
- Permanent collections - The Walter-Guillaume collection | Musée de l'Orangerie · Musée de l’Orangerie · 공식 출처
148점의 컬렉션, 폴 기욤·도메니카의 역할과 국가 매입 이력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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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ul Guillaume, Novo Pilota - Amedeo Modigliani | Musée de l'Orangerie · Musée de l’Orangerie · 공식 출처
1915년 초상, 막스 자코브를 통한 만남과 작업실 후원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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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ande nature morte - Pablo Picasso | Musée de l'Orangerie · Musée de l’Orangerie · 공식 출처
정물의 여러 시점과 도메니카가 남긴 입체주의 작품이라는 해설을 확인했습니다. 공식 페이지는 현재 미전시로 안내하므로 관람 전에 전시 여부를 다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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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 Petit Pâtissier - Chaïm Soutine | Musée de l'Orangerie · Musée de l’Orangerie · 공식 출처
1922~1923년 제작과 제과사 연작, 다른 판본의 후원 일화 구분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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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Noce - Henri Rousseau | Musée de l'Orangerie · Musée de l’Orangerie · 공식 출처
1905년 제작과 떠 보이는 신부·큰 개의 공간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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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dalisque bleue ou l'Esclave blanche - Henri Matisse | Musée de l'Orangerie · Musée de l’Orangerie · 공식 출처
1921~1922년 제작과 푸른 색조·장식적 배경의 구성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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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dame Cézanne au jardin - Paul Cézanne | Musée de l'Orangerie · Musée de l’Orangerie · 공식 출처
1880년경 제작과 인물 형태·미완성처럼 남긴 화면을 확인했습니다. 공식 페이지는 현재 미전시로 안내하므로 관람 전에 전시 여부를 다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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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리슨트립
자료 조사에 AI를 활용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