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지붕 위에는 왜 작은 동물들이 줄지어 있을까?

궁궐 지붕 모서리에 줄지어 앉은 작은 조각들은 잡상입니다. 사람 같기도 하고 짐승 같기도 한 이 행렬은, 나쁜 기운과 재앙을 막으려 지붕 위에 올린 장식기와예요. 궁궐의 위엄을 드러내는 장식이기도 합니다.

잡상은 흙을 빚어 구워 만듭니다. 지붕 모서리를 따라 비스듬히 올라가는 추녀마루에 하나씩 놓이죠. 사진에서도 기와 위에 앉은 조각들의 얼굴과 자세가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손오공과 저팔계도 지붕 위에
잡상 이름에는 《서유기》의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가 등장합니다. 옛 기록의 ‘대당사부’는 삼장법사를, ‘손행자’는 손오공을 가리켜요. 불경을 구하러 떠난 일행의 이름이 궁궐을 지키는 지붕 장식에도 남아 있는 셈입니다.
다만 지붕 위 조각이 모두 소설 속 인물인 것은 아닙니다. 사자와 해치, 봉황 같은 짐승 형상도 섞여 있고, 문헌에 적힌 이름과 실제 조각의 모습·배치는 꼭 맞아떨어지지 않아요.
《어우야담》에는 새로 온 관리가 선배들에게 첫인사를 할 때, 대궐 지붕 위 잡상 열 개의 이름을 열 번 연달아 외워야 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지금은 멀리서 지나치기 쉬운 작은 조각이지만, 당시에는 이름까지 알아야 했던 궁궐의 장식이었어요.
경회루에는 열한 개가 줄지어 있습니다
잡상의 수는 건물마다 다릅니다. 경복궁 경회루의 지붕 한쪽에는 열한 개, 창덕궁 돈화문에는 일곱 개가 올라가 있어요. 긴 지붕 마루 위에 여러 조각이 이어진 모습을 보면 작은 조각 하나보다 행렬 전체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처마 바로 아래에서는 지붕 위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경회루를 둘러싼 연못 건너편처럼 건물과 거리를 둔 자리에서는 지붕의 기울기와 줄지은 잡상을 함께 볼 수 있어요. 휴대전화로 지붕 모서리를 확대하면 멀리서 하나로 보이던 조각들의 모자와 얼굴, 몸의 윤곽이 나뉘어 보입니다.
참고자료 · 제작 안내
- 잡상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한국학중앙연구원 · 공식 출처
재료·위치, 서유기 계열 이름, 어우야담의 잡상 암송 이야기, 건물별 수량과 문헌 이름/현존 형상의 차이를 직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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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에 사는 동물들 · 허균 / Google Arts & Culture·국립고궁박물관
잡상·용두의 벽사 의미와 손오공·저팔계라는 이름을 확인. 천장용/해치/월대 등 주변 주제는 본문에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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